본문 바로가기

컬트클래식 리뷰/액션

<슈퍼 마리오>(1993) 1부


재미삼아 선정되는 ‘역사상 최악의 영화 리스트’가 있기 마련이다.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1959)부터 <배트맨과 로빈>(1997),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1999), <배틀 필드>(2000)까지 인터넷을 떠도는 쟁쟁한(??) 리스트들을 살펴보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이름 하나를 발견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30년 넘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닌텐도(Nintendo)’사의 명작 게임 “슈퍼 마리오(Super Mario Bros.)”다! 그렇다! 그 유명한 [슈퍼 마리오] 게임도 이미 헐리우드에 의해 영화화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믿거나 말거나, <툼 레이더>(2001), <레지던트 이블>(2002), <사일런트 힐>(2006), 그리고 최근의 <수퍼 소닉>(2020), [헤일로](2022~)에 이르기까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사례 중에서 이 작품이 그 최초이다! 이에 놀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 유명한 게임 [슈퍼 마리오]를 원작으로 한 이미 영화가 있고 그것이 최초의 게임 원작 영화라니 대성공감인데, 어떻게 최악의 영화로 평가받으며 지금처럼 잊혀질 수 있을까. 사실 그럴만한 악몽같은 배경들이 있었다.

때는 1980년대. 가정용 8비트 비디오 오락 게임기 ‘닌텐도’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는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 플레이와 동화적인 설정으로 성공한 [슈퍼 마리오](1983)가 선두에 있었다. 한편 헐리우드에서는 <슈퍼맨>(1979)의 성공을 시작으로 새로운 흥행 영화 소재로 대중적인 만화와 게임에서 찾고 있었다. 마침 <트론>(1982), <위험한 게임>(1983) 등 비디오 게임을 소재나 설정으로 삼은 영화제작이 시작되었고, 곧 당연히 [슈퍼 마리오] 영화화도 도마에 올랐다. 마침내 슈머 마리오의 판권을 따낸 영화사는 디즈니 계열의 ‘헐리우드 픽쳐스(Hollywood Pictures)’였다. 이윽고 헐리우드 픽쳐스는 <토탈 리콜>(1990), <터미네이터2>(1991), <클리프행어>(1993) 등 성공적인 SF 및 액션물을 제작한 '마리오 카사르', '앤드류 G. 반자'와 함께 액션영화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시너지 픽쳐스(Cinergi Pictures)’를 세워 실질적인 제작에 들어갔고, 여기에 총제작자로 <미션>(1986)으로 거장 ‘롤랑 조페’ 감독까지 나섰다.

본작을 제작한, 그래서 한동안 고생하게 되는 제작사들;;; 디즈니 계열 '헐리우드 픽쳐스'와 '시너지 픽쳐스', 그리고 롤랑 조페 감독의 제작사 '알리드 필름메이커스'

이만하면 화려한 거대 프로젝트였지만, 감독 캐스팅에서부터 난향을 겪기 시작한다. 여러 감독들이 연출을 거절하던 끝에 사이버펑크 TV 시리즈 [맥스 헤드룸](1987~1988)로 주목받은 영국 출신 부부 감독 ‘록키 모튼’과 ‘애나벨 잔켈’이 영화의 연출을 맡게 되었다. 그리고 이 두 감독은 영화화에 있어 제작사에 파격적인 제안을 제시한다. 흥행 대기록을 세운 팀 버튼의 <배트맨>(1989)과 이듬해 개봉하여 성공한 <닌자 거북이>(1990)가 그랬던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의 다소 성인취향이 묻어나는, 그러나 아이들도 볼 수 있는 청소년/키덜트 취향 스타일로 [슈퍼 마리오]를 각색하자는 것이다.

애니벨 잔켈(Annabel Jankel), 록키 모튼(Rocky Morton) 감독

영화 내용을 설명하기에 앞서, 이미 모두가 알고 있을 원작의 스토리부터 잠깐 되짚어 보자. 전원적인 버섯왕국의 ‘피치 공주’가 용거북 악당 ‘바우저’에게 납치당하고, 왕국의 배관공 용사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가 바우저의 부하들인 악한 버섯 ‘굼바’와 ‘거북이’들이 해치며 파이프 미로 속을 해매는 끝네 공주를 구해내는 게 게임의 스토리이자 목적이다. 단순하지만 전형적인 2차원 횡방향 액션 게임으로서 즐길만하게 명료한 스토리이다. 아마 감독들 말고도 제작자들에게서도 이 단순한 스토리를 어떻게 영화적으로 각색할 것인지 고민했을게 분명하다. 그렇게 모튼-잔켈 부부 감독이 새롭게 내세운 영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영화는 6천 5백만 년 전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6천 5백만 년 전에 초거대 운석이 지구와 충돌하여 대규모 먼지구름으로 인한 빙하기로 지구상의 공룡들이 모두 멸종한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만일 운석 충돌이 오히려 지구를 둘로 나누면서 두 개의 평행세계가 이루어지고, 한 세계는 공룡이 멸종하고 포유류가 살아남아 인류로 진화한 우리의 세계로, 다른 세계는 공룡들이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똑같이 지능이 있는 인간형으로 진화해 자기들 나름 문명을 건설한 세계가 되었다면?...이라는 것이 영화의 뒷배경이다. 원작게임의 열성적인 팬들이라면 여기서부터 불길한 징조를 느낄 것이다;;
 
현재의 뉴욕 브룩클린. 영화는 주인공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를 보여준다. 그들은 게임에서처럼 캐릭터 컨셉으로서가 아닌 생계를 위해 일하는 진짜 배관공으로 등장한다. 둘은 도심 지하공사 중에 발견된 공룡화석을 연구하고자 공사 중지 집회를 열고 있는 여대생 ‘데이지’를 만난다. 데이지에게 반한 루이지는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한다. 친해지게 된 둘은 곧 문제의 공사현장 화석을 보러 간다. 화석의 경이로움에 빠져 있던 중 공사 재개를 노리던 기업의 공작으로 파이프가 터져 발굴지역이 침수될 위기에 처한다. 루이지가 마리오를 불러 파이프 수리를 하던 중에 데이지가 괴한들에게 납치당한다. 데이지의 목소리를 따라 그녀를 찾던 둘은 데이지가 바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희항한 광경을 목격한다. 루이지가 필사적으로 구해보려 하지만 데이지의 목걸이만 건진다. 마리오 형제가 의심 속에 바위를 향해 뛰어들어 보니 놀랍게도 늪에 빠지듯 빨려 들어간 둘은 반대편 세계로 도착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자신들이 사는 뉴욕과 비슷하지만 전혀 딴판의 도시였다.(그렇다고 우리가 아는 '버섯왕국'도 아니다;)

마치 거미줄 같은 곰팡이가 도시전체를 뒤덮고 있고, 사람들은 도마뱀 같은 비늘 피부와 얼굴을 한 채 무차별 폭력과 기물파손을 일삼는 무법천지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 멸종했어야 할 공룡들이 마치 애완동물이나 들개들처럼 돌아다닌다. 둘은 이 혼란스런 도심 속에서 데이지를 찾아 헤매다 로켓처럼 발사되는 급속 신발을 신은 거구의 여성에게 데이지의 목걸이를 도둑맞는다. 자포자기하던 그 때 갑자기 형제는 경찰에게 체포되는데, 황당하게도 모든 배관공들에게 수배지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브레이크가 없는 대신 거대한 안테나가 달린 엽기적인 경찰차로 연행된 마리오 형제는 도심의 지도자인 ‘쿠파’와 만난다. 쿠파는 과거 평화롭던 ‘다이노-하탄(Dino-Haton)’ 왕국을 자신이 개발한 ‘급속 퇴화(de-evolve)’ 무기로 쿠데타를 일으켜 공화국이라는 이름 하의 독재정권을 새운 인물이다.(심지어 그런 답게 자신이 공룡 중의 폭군 ‘티라노사우르스’ 인간형이란다;) 마리오 형제가 자신의 목적인 목걸이를 가져갔다는 소식에 둘을 체포해 온 쿠파는 목걸이를 내놓으라 하지만 이미 그를 도둑맞은 마리오 형제는 그를 내줄리 없다.

믿거나 말거나; 같은 '바우저'입니다; 아니, '쿠파'ㅜㅜ

 
그를 믿지 않는 쿠파는 본보기로 함께 체포한 저항 음악가 ‘토드’(?!)를 자신의 퇴화 무기로 지능낮은 파충류 노예 굼바(?!?)로 만들어 보인다. 이에 분노한 마리오 형제를 반격을 시도해 경찰차로 탈출한다. 열쇠로 시동 거는 대신 ‘코모도어 64’ 같은 옛날 컴퓨터 기기로 패스워드 입력하듯 시동을 걸고, 보닛 위에 슈퍼 차저를 연상시키는 기기 장치와 거대란 안테나에서 강렬한 스파크가 튀기며 출발하는 다이노-하탄 경찰차. 경찰들과의 추격전에서 따돌린 둘은 결국 길을 잘못 들어 금지구역인 사막으로 떨어진다. 한편 데이지는 쿠파와 그의 애인 ‘레나’로부터 자신이 과거 왕국의 공주라는 정체성을 깨닫는다.

 

자신의 어머니인 왕비는 갓난 알(?!) 속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인간 세계로 가지고 들어와 성당에 맡긴 뒤 쫓아온 쿠파를 막으려다 죽었고, 아버지인 왕은 버섯균으로 퇴화되 겨우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한편 마리오 형제는 쿠파의 수하 ‘이기’와 ‘스파이크’를 잡고 심문한다. 그렇게 듣게 되는 쿠파의 음모. 데이지 목걸이는 사실 6천 5백만 년 전 지구와 충돌했던 운석의 파편이고 그를 차원이동을 했던 동굴 속 운석 자리에 되돌려놓으면 두 세계를 합쳐 낼 수 있다고 한다. 쿠파는 그 운석 파편을 통해 갈라진 두 지구를 다시 합쳐 전 지구를 지배하고자 했던 것이다.

역시 믿거나 말거나;;; 같은 '굼바'입니다ㅠㅠ 지못미....

 
데이지를 구하기 위해 마리오 형제는 스파이크, 이기에게 목걸이와 공주를 서로 교환하자는 계약을 맺고 도시로 돌아간다. 그 전에 먼저 거구의 여인 ‘빅버사’로부터 빼앗긴 목걸이부터 되찾아야 한다. 나이트클럽에서 춤으로 빅버사를 유혹한 사이 목걸이를 되찾는데 성공하지만, 이내 굼바 군단이 습격을 해온다. 다행히 빅버사의 도움으로 로켓 신발을 이용해 탈출한 마리오 형제. 우연히도 쿠파의 요새인 거대 탑(뉴욕 세계 무역센터를 모델로 함;;;)에 도착한 둘은 건물 지하 보일러실에서 보일러를 꺼 건물 온도를 낮춰 혼란을 준 틈을 타 데이지를 구출할 작전을 세운다. 마침내 새로 찾은 보일러 수트(원작과 똑같은 붉은색, 녹색 의상!)을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쿠파와의 결전에 들어가는데......

드디어 아이콘인 빨강, 녹색 슈트를 입었다~!!!
황당한 경찰차 추격전! 어쩌면 '마리오 카트'의 시초?!ㅋ

 

(2부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IMDB

Nintendo: Super Mario Bros.( https://www.nintendo.com/en-gb/Games/NES/Super-Mario-Bros-803853.html )

Logopeadia - Fandom

Interview: Rocky Morton On The Chaos Of Directing The Super Mario Bros. Movie(by Jowi Meli, 2014.11.03.)from “nintendo life”( https://www.nintendolife.com/news/2014/11/interview_rocky_morton_on_the_chaos_of_directing_the_super_mario_bros_movie )

영화 <Super Mario Bros. The Movie)> 영상 캡쳐(ⓒAllied Filmmakers/Cinergi Pictures Entertainment/Hollywood Pictures, 1993)

자료 출처 :

“페니웨이의 In This Film” 블로그 글 : 괴작열전:슈퍼마리오-사상 최초의 게임원작 실사영화 1~2부 (http://pennyway.net/1020 , http://pennyway.net/1021)

Youtube video 'Episode 50 Super Mario Bros review' from “GoodBadFlicks”( https://www.youtube.com/watch?v=od-FughI-C8&t=11s )

Youtube video 'Super Mario Bros - Movie Review' from  "Cinemassacre"( https://www.youtube.com/watch?v=U0IeQjEYC1Y )

Youtube video '10 things You Didn't Know About SuperMarioBrosMovie' from "Minty Comedic Arts"( https://www.youtube.com/watch?v=1-7k8MNPIek )

'Super Mario Bros. The Movie Archive' website( http://www.smbmovie.com )

'컬트클래식 리뷰 > 액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브라>(1986) 2부  (5) 2024.10.22
<코브라>(1986) 1부  (4) 2024.10.20
<슈퍼 마리오>(1993) 2부  (6)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