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10월31일 맞춰 올리고자 하였지만 건강 문제와 새로운 일로 바빠진 일정 문제, 아직 슬픔에 잠겨계신 2년 전 참사 유족분들 생각에 망설이다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미 11월이 된 현재 뒤늦게 올려 미안하다는 말씀과 함께 이번 글도 즐겁게 읽어질 수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지난 글에서(사실 최초 게시는 작년에;) 많은 이들이 모를 숨겨진 명작 공포영화 10편을 소개하였었다.
https://dynamiccultclassics.tistory.com/16
막 할로윈을 시즌을 맞고 난 현재, 또 한번 새로운 10편의 숨은 명작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본래 '할로윈(Halloween)'은 고대 영국 켈트 문화권에서 영혼들에게 제물을 바쳐 1년 간의 안위를 기원하는 제사 문화였고, 이에서 착안돼 코스프레를 한 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며 똑같이 1년간의 안위를 기원하는 지금의 축제문화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 분위기에 맞춰 영화팬들은 공포영화들을 찾아보기 역시 즐기게 되었다. 지금의 상처와 함께 그 축제 분위기도 회복될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잊혀지고 저평가되었지만 제대로 재밌고 무서운 명작 공포영화들을 새로이 추천해본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세상에 대한 삐딱한 풍자를 담은 세계 각국, 심지어 우리나라 고전까지 소개하니 공포영화 팬들과 씨네필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길 고대해본다~
10: 먼고 호수(Lake Mungo, 2008, 조엘 앤더슨)
오스트레일리아 사막 먼고 호수에서 10대 소녀 ‘앨리스’가 익사체로 발견된다. 경찰은 조사결과 사고사로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그 날 이후 앨리스의 동생이 찍은 사진과 핸드폰 동영상 속에 앨리스의 영혼이 잡히고, 집안 구석구석마다 그녀의 존재가 느껴진다...
-2000년대 후반 페이크다큐 장르가 유행하던 시기, 웬만한 영화들이 갑툭튀(jump scare) 등 자극적인 연출에 안주하면서 이 장르의 명성을 갉아먹는 사례들이 잦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 이를 자제하는 대신 슬프면서도 섬뜩한 스토리텔링으로 살아남게 된 호주에서 온 영화 <먼고 호수>가 있었다. 사실 본작은 공포라기보다는 슬픈 가족 드라마에 가깝다. 딸의 죽음 후 사진과 영상들 찍힌 혼령의 이미지로 시작하는 초반까지는 흔한 심령 공포물같이 흐르나 그는 맥거핀이고, 후반으로 가족도 몰랐던 딸의 비밀이 등장하면서, (다른 의미에서)‘진짜 공포’를 마주하게 된다. 그 점에서 갑툭튀, 징그러운 비주얼, 쇼킹한 반전이 있는 익사이팅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그런 스타일 대신 (실제 호주 환경따라)황량한 평야 한 가운데 잔잔한 호수 수면 아래 숨겨진 어두컴컴한 미지를 탐구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연출과 이야기를 보고자 한다면 딱 맞을 것이다.(마침 이러한 연출 스타일은 '조엘 앤더슨' 감독이 프로듀싱한 올해 개봉작 <악마와의 토크쇼>에서도 은근 묻어난다.) 진짜 공포는 귀신이나 살인마가 아닌 ‘가족’과 같이 가장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라...
9: 레릭(The Relic, 1997, 피터 하이암스)
시카고 항, ‘다고스타’ 반장은 브라질에서 온 산토스로 선상에서 머리가 뜯겨져 나간 시체들의 참상을 조사한다. 이즈음, 박물관의 ‘그린’ 박사는 산토스로에서 운송되 온 유물 속 식물 잎사귀 DNA를 감식한 결과 믿기지 않는 사실을 발견한다. 얼마 뒤 박물관에서는 재정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저명인사들을 초청, 개관 기념파티를 열고 있을 때 미지의 생물체가 급습한다...
-<아웃랜드>(1981), <타임캅>(1994), <엔드 오브 데이즈>(1999) 등 다양한 장르의 어두우면서도 스타일리쉬한 영화들을 연출해 온 '피터 하이암스' 감독의 첫 호러 도전작! ‘더글라스 프레스톤’과 ‘링컨 차일드’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 생물학과 고고학적 상상력을 섞어 ‘과학과 미신’간의 갈등, 믿음의 문제라는 테마를 괴수공포물로 풀어낸 작품이다. 특히 본작에서는 자기 영화를 직접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한 하이암스 감독이 고딕적인 분위기에 내고자 실내 장면에서 조차 인공조명을 자제하고 기본 조명, 자연광만으로만 촬영하는 실험을 선보였다. 그래서 비록 (필름으로 촬영하던 당시 기술상)달리 극도로 어둡고 칙칙한 영상에 보는 이에 따라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그 지점이 흥행 실패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단다. 그럼에도 단순해질 수 있는 괴수물을 어두침침한 영상미로서 차별화를 둔 실험정신만큼은 인정할 만. 여기에 <죠스>, <에이리언>, <콰이어트 플레이스>처럼 괴물을 가능한 미지에 숨겼다가 마지막 결투에서 드러나는 식의 연출로 큰 서스펜스를 전달한다. 여기에 장난 아니게 잔인한 고어 장면들도 중간중간 양념 첨가하듯이 등장해 더 긴장감을 준다. 그렇게 마지막 본 모습을 드러내는, <터미네이터>, <쥬라기 공원>의 특수효과 거장 ‘스탠 윈스턴’이 창조한 괴물의 비주얼도 압권! 본작의 진짜 공포를 느끼고 싶다면, 낮이 아닌 밤에 모든 불을 끄고 본작을 틀어 그 ‘어둠의 미학’을 느껴보시길~
8: 괴시(1980, 강범구)
대만 출신 박사 ‘강명’은 자연보호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수지’의 차에 편승한다. 그 길에서 수지와 강명은 3일 전에 죽은 걸인 ‘용돌’이 묘지 관리인의 피를 먹고 있는 것을 확인한다. 이윽고 강명은 모든 일이 해충 방지를 위해 개발한 저주파 송신기가 신경이 남아있는 시체의 뇌에 전해지면 시체를 되살리게 되 일어난 일임을 알게된다...
-<부산행>, <반도>,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K-좀비의 조상을 찾는다면 이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다! 사실 스페인-이탈리아 영화 <렛 슬리핑 콥시스 라이>(1974)를 표절하다시피 만든 작품(강범구 감독에 따르면 원작 감독과 만나 구두로서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낯설은 좀비-되살아 난 시체라는 설정을 적극 차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무엇보다 좀비들이 나타나게 된 설정부터가 기발! 해충을 쫓기 위해 개발된 저주파가 시체들의 뇌하수체를 자극해 되살려낸다는 설정은 창의적이라 생각하거나 어이없다 생각하거나 상관없이 바이러스 전파라는 오랜 클리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서 기똥차다.(물론 원작 영화에서부터 쓰인 설정이긴 하지만ㅠㅠ) 여기다 당시까지 금기되었던 좀비의 특성 ‘식인’이라는 소재를 직접 끌어들여 잔혹물에 도전한 깡(?)도 무시할 순 없다. 오랜 세월 촬영, 제작, 배급 등 여러 작업들을 해온 강범구 감독은 그동안의 노하우와 맺은 국제적 인맥으로 본작부터 <사망탑>(1981), <몽녀한>(1983) 등 제작, 한국영화의 새로운 장르 개척에 도전한 초대 인물 중 한 명이셨다. 비록 "간첩은 표시가 안 난단다"라는 오글거리는 대사나 좀비를 태권도로 맞서는 어색함도 있지만, 80년대 한국 장르 영화가 다양한 소재로 도전해 나갔던 작품으로서 한국영화사에 기억남을 만 하다고 자부한다. 비록 표절이라도 그래왔던 역사 역시...
7: 아라크네의 비밀(Arachnophobia, 1990, 프랭크 마샬)
남미의 베네주엘라를 탐험 중이었던 사진가 ‘제리’가 거대한 독거미에 물려 즉사하자 그의 시체가 고향 “카나이마”에 보내진다. 한편 젊은 의사인 ‘로스 제닝스’는 가족과 함께 복잡한 도시를 떠나 카나이마에 정착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로스 환자들이 죽음을 맞자 로스는 위기에 빠진다. 조사 끝에 이들 모두가 거미에게 물렸음을 알아내는데...
-특수효과 기술의 발전으로 괴수영화, 재난영화가 부활하기 시작하던 90년대에 그 포문을 열어준, 그럼에도 흥행에 실패한 비운의 영화. 막상 보면 정말 재밌고 꽤 튼실하게 만들었다! 감독은 스필버그와 함께 ‘앰블린 엔터테인먼트’를 세워 <E.T>, <인디아나 존스>, <쥬라기 공원>을 제작해준 유명 프로듀서 ‘프랭크 마샬’. 그의 연출 데뷔작으로, 이를 시작해 <얼라이브>(1993), <에이트 빌로우>(2006)까지 연출하게 된다. 맹독거미와 같은 위험한 동물들이 인간계로 와 위험을 퍼뜨리는 서사는 <거미들의 왕국>(1977)부터 <죠스>까지 이전에도 있어왔던 게 사실. 그러나 스필버그의 대표작들부터 <본> 시리즈까지 블록버스터를 전문으로 제작해 온 출신답게, 특수효과의 총출동으로 살린 거미들의 액션(?)부터 거미의 시점으로 희생자에게 다가가는 식의 영상 연출로 긴장감을 주며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러면서 공포와 유머간의 완급조율하는 법도 잊지 않았다! 또한 80~90년대 영화팬들이라면 한번쯤 보았고 좋아했을 ‘제프 다니엘스’, ‘스튜어트 팬킨’, ‘줄리안 샌즈’, ‘로이 브록스미스’, 그리고 위대한 ‘존 굿맨’까지 내노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연해 열연을 펼친다. 비록 거미들이야 말로 진정한 스타지만;^^ 그만큼 벌레 공포증이 있다면 피하시길; 그 공포의 절정판이니까!
6: 프라이트너(The Frighteners, 1996, 피터 잭슨)
'프랭크 배니스터'는 5년 전 교통사고에서 극적으로 혼자만 살아남은 충격으로 죽은 이의 영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된다. 그는 이 능력으로 귀신 친구들과 짜고 유령 소동을 일으킨 뒤 퇴마를 해 돈을 버는 심령사기꾼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연쇄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프랭크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맞다! 명작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를 만든 그 ‘피터 잭슨’ 감독이 맞다! 웬만한 장르 거장들이 공포영화로 커리어 시작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 잭슨 감독도 세계 영화계의 변방 뉴질랜드, 그것도 크라이스트처치 지방에서 독립 저예산으로 <고무인간의 최후>(1987), <데드 얼라이브>(1992)와 같은 엽기 공포영화들을 만들며 그 장대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 영화들이 성공을 거두자 곧 헐리우드의 부름을 받았고 거장 ‘로버트 저메키스’의 빵빵한 지원하에 본작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머와 시각효과의 집중해서 그럴까. 전작들에서 보여준 악취미적 상상력이 떨어져 화끈한 공포영화를 기대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호러에 대한 애정과 특유 블랙유머 감각을 그대로 갖고, 음침한 분위기와 개성 넘치는 유령 캐릭터들, 유형과 무형을 넘나드는 유령이라는 상상력을 통한 (CG 형질을 잘 살린)슬랩스틱까지 스릴과 유머로 가득 채웠다. 그래서 할로윈에 보기 딱 어울리는 영화! 비록 헐리우드 제작사의 강요로 인해 개봉을 여름시즌으로 잘못 잡는 흥행 실패하였지만, 이때 쓴 대규모 CG와 특수 촬영기술이 <반지의 제왕>을 만들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 주었으니 전화위복! <반지의 제왕>의 ‘나즈굴’과 유령군대, <킹콩>(2005)의 거머리의 모델이 된 디자인들을 본작에서 찾아보시길~~ㅎ
5: 좀비오(Re-Animator, 1985, 스튜어트 고든)
스위스 제네바 의대에서 미국 미스커토닉 의대로 옮겨 온 의대생 ‘하버트 웨스트’는 같은 수업을 듣는 ‘댄 케인’의 집에 하숙하며 지하실을 자신의 실험실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웨스트는 댄에게 죽은 고양이를 시약으로 되살려는 내는 광경을 보여주며 죽은 생명체를 재생이 가능하다고 주장, 인간에게도 실험을 해보자고 도움을 청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그를 시기하며 시약을 훔치려는 '힐'박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또 한 명의 공포영화 거장 ‘스튜어트 고든’의 이름을 알린 호러장르의 고전 명작! ‘H.P.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소설 [하버트 웨스트-리 애니메이터]를 영화화시킨 작품이다. 신비한 시약으로 죽은 생명을 되살려낸다는 설정은 고전 [프랑켄슈타인]을 연상시키지만(실제 원작도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영감을 얻었다.), 영화는 당대 유행하던 좀비, 바디-호러(body-horror)로 돌진한다! 즉, 되살아났으나 이성을 잃고 짐승처럼 내지르며 희생자들의 사지를 뜯고 머리통이 뜯긴 채로 돌아다니면서 혐오스런 잔혹 유머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발칙한 장면들 덕분에 예상을 깨고 당대 호러영화의 유행을 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동시에 의대가 배경인만큼 학업, 연애, 교수와 학생 간 계급 갈등 등 소극적 드라마를 탄탄히 연출해 ‘로저 에버트’와 같은 보수적인 평론가들 마저 “공포영화계의 셰익스피어극”이라는 찬사를 보내게 만들었다. 이 요소들 외에도 주인공 하버트 웨스트를 연기한 대배우 ‘제프리 콤즈’의 살벌한 연기도 주목거리! 소시오패스같으면서도 유머감각있고 권위에 반항적인 웨스트를 훌륭해 연기한 콤즈를 보면, 악질이더라도 그 연기, 웨스트라는 안티히어로의 매력에 빠질 것이니라. 얼마나 매력적인지 피터 잭슨 감독도 그를 <프라이트너>에 그를 출연시켰다!
4: 헬하우스 LLC(Hell House LLC, 2015, 스티븐 코그네티)
폐쇄된 “아바돈” 호텔에 세운 할로윈 어트랙션 투어 “헬 하우스” 개막일 밤에 원인불명의 이상으로 투어 관객과 스태프 1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5년이 뒤,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진이 스태프 중 유일한 생존자 ‘새라’와의 인터뷰와 그녀가 건넨 헬 하우스 스태프들의 비디오 다이어리들을 바탕으로 사건의 진상을 취재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2000년대 후반부터 페이크 다큐, 그와 같은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장르가 자멸의 길을 걷고 있을 당시 그에 대한 반성과 함께 제대로 된 공포를 보여주고자 <소름>(2014), <이그지스트>(2013)와 같이 정성어리게 만든 영화들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과 함께 등장한 <헬하우스 LLC>는 이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과 함께 탄탄한 세계관으로 호러팬들의 열광을 얻었다. 불길한 과거가 있어 폐쇄된 “아바돈” 호텔에 세운 할로윈 어트랙션에 실제로 유령이 나타나지만, 무엇이 어트랙션이고 진짜 유령인지 허구와 진짜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기본 발상부터가 기발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공포증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광대' 인형을 공포의 매개체로 한게 탁월한 선택! 그럼에도 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식의 갑툭튀를 철저히 배제하고 암시와 상상력으로 호텔에 깃든 저주의 공포감을 증폭시켜 나가기도 한다. 캐릭터들도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던 기존 여타 파운드 푸티지물에서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서로 간의 관계도 튼튼이 묘사되 공감되어진다. 이로 성공한 '스티븐 코그네티' 감독은 속편 <헬 하우드 LLC 2: 아바돈 호텔>(2018), <헬 하우스 LLC 3: 레이크 오브 파이어>(2019), 스핀오프 <헬 하우스 오리진: 카마이클 저택>(2023), 그리고 내년 개봉하는<헬 하우스 오리진: 리니지>까지 시리즈화 해 아바돈 저주의 세계관을 확장하였다. 보통 시리즈가 나갈수록 엉망이 되곤 하지만, 직접 창조한 세계관에 애정을 갖고 탄탄히 구축해 나가는 이 시리즈만큼은 추천하니 속편들도 꼭 챙겨 볼 것!
3: 회로(回路, 2001, 구로사와 기요시)
대학생 ‘카와시마 료스케’와 직장인 ‘쿠도 미치’의 주변에서 사람들이 죽거나 실종되는 일들이 발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료스케가 컴퓨터를 켜자 이상한 메세지가 나타난다. 메세지가 사건들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 료스케는 이 사이트를 연구하는 ‘카라사와 하루에’를 찾아가지만 연구실에는 이미 아무도 남아 있지 않는데...
-올해 부산영화제에서 <뱀의 길>, <클라우드>로 돌아온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커리어 초기 명작! 90년대 세기말 <링>(1998), <주온>(2002) 등 J-호러가 유행이던 시기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도 이에 편승해 <큐어>(1997), <절규>(2006) 등의 영화들을 만들었지만, 그는 그답게 그저 그런 공포물로 만들고 말지 않았다! 특히 <회로>의 경우 원귀가 인터넷망을 떠돌며 죽음을 전파하는 식의 이야기가 <링>, <주온>과 똑같아 보이지만, 기요시 감독은 본작으로 인간관계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진다. 개개인으로서 인간은 외로움을 극복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결혼부터 사회망, 그리고 한 공간에서 더 멀리 원격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을 구축하였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충돌은 더 많아지고 진짜 고립감은 더 심각 심해진다. 인터넷 네트워크라는 것도 가상의 존재이기에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니, 결국 똑같이 컴퓨터 앞에 혼자 외로이 앉아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거짓된 관계 형성 끝은 똑같이 외로움이고 그 끝은 고독한 죽음 뿐이다. 현실에서의 인터넷 악성 댓글부터 인터넷 중독 및 고독사 사례들과 맞춰보면 이가 그저 이론이나 괴담에 그치지 않는다는 걸 실감할 수 있다. 그것이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호러의 힘이다! 참고로 본작은 2007년 헐리우드에서 <펄스>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이건 비추한다;;;
2: 오디션(オーディション, 1999, 미이케 다카시)
중년의 ‘아오야마’는 7년 전 아내를 잃은 뒤 외아들과 살고 있다.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던 중 재혼을 결심하고 친구의 조언을 받아, 영화 여주인공을 뽑는다는 가짜 오디션을 통해 신부감을 찾기로 계획한다. 그 가운데 이상형에 딱 맞는 신비한 매력의 청순한 젊은 여성 ‘아사미’에게 반하게 된다. 하지만 프러포즈 전, 갑자기 아사미가 사라지고 아오야마는 행방을 쫓던 중 그녀의 이야기가 모두 거짓임을 알게 된다...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는 물론 전주, 부천, 부산영화제까지 오가는 일본영화계 악동에서 거장이 된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작품! <닌자 키드>(2011), <두더지의 노래: 잠입탐정 레이지>(2013) 같은 코미디부터 <테라 포머스>(2016) 같은 SF, <크로우즈 제로>(2007), <불멸의 검>(2017) 같은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만들어 왔지만, 정작 미이케 감독의 주특기는 <악의 교전>(2012), <신이 말하는대로>(2014), <착신아리>(2003)와 같은 호러물! 영화는 특이하게 2시간 중 전반부와 후반부의 장르 분위기를 달리한다. 초반부 신부감을 찾고자 오디션을 보며 여자들을 훑어보다 젊은 순종적인 듯한 아사미를 발견하기까지 스토리는 어이없게 가볍고 태평해 보인다. 그 점에서 여혐으로까지 느껴지겠지만, 그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그가 결말로 향하는 복선이 되어, 나머지 1시간을 주인공을 비롯한 남성들을 응징(?)하는 잔혹 호러로 돌변시킨다! 이런 특이한 연출 스타일로 본작은 흥행을 넘어 전세계 평론가들(특히 여성 평론가들)부터 ‘존 랜디스’, ‘일라이 로스’, ‘김지운’까지 여러 감독들의 주목을 받아냈다. 특히 로스와 김지운 감독은 본작으로부터 <호스텔>(2004)과 <노크 노크>(2015), <장화, 홍련>(2003)의 영감을 받고 오마쥬를 바친 일화는 유명하다. 민감한 젠더 이슈를 다루고 있음에도 영화는 이를 다음과 같은 보편적인 테마로 친절히(?) 설명해준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몸부터 마음까지 모든 걸 바칠 수 있는가, 또 바쳐야만 하는가?
1: 매드니스(In the Mouth of Madness, 1994, 존 카펜터)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호러 작가 ‘서터 케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광기 속으로’의 출판을 앞두고 그의 팬들은 미친듯이 기다리며 폭력사태들을 일으킨다. 그러나 케인은 원고 절반만을 남긴 채 사라지고, 출판사 측은 보험 조사관 ‘트랜트’를 고용한다. 악성 루머로 케인이 잠시 잠적한 것쯤으로 여겼던 트랜트는 그의 소설들을 탐독한 끝에 그 소설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홉스의 끝’이 실제하는 장소임을 알아낸다. 트렌트는 편집자 ‘스타일스’와 함께 지도에도 명시되지 않은 조그마한 마을 '홉스의 끝'으로 떠나는데...
-공포영화 팬들이라면 잘 아는 거장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1982), <프린스 오브 다크니스>(1987)를 뒤잇는 “묵시록 3부작”의 결정판! 소설에 사람들이 미친 듯이 열광하고 그 사이 소설이 써지는대로 현실화된다는 설정만 보면 우리나라 영화 <더 웹툰: 예고살인>(2013)과 비슷해 보이지만, 본작은 그와 비교를 거부할 만큼 더 깊은 의미를 담는다. 정확히 소설이 현실화된다기보다, 작가 케인은 앞으로 일어난 종말의 예언서를 쓰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를 초래하는 건 그의 소설들에 열광해 직접 그를 따라 행동하는 독자들 스스로다. 끝내 케인의 마지막 소설이 출간을 넘어 영화로 만들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서 종말은 본격화된다. 이 일련의 과정은 소설에 광적으로 열광하는 팬층부터 그를 영화화해 더 상업화하는데 급급한 지금의 엔터테인먼트계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많은 신드롬을 일으켜 갑론을박까지 불러일으킨 [해리포터],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심지어 우리나라의 [82년생 김지영]까지 사례들을 회고하면, (본작이 초현실적으로 표현화되서 그렇지)본작이 말하고자하는 주제가 더 실감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들부터 이러한 소설 팬덤 자체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 사회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어 온 카펜터 감독은 소설을 비롯한 대중문화 자체보다 그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기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 점에서는 카펜터 감독은 단순한 공포영화 감독이 아니라 진지하고 철학적인 거장이다!
사진 출처:
MARTIN DEJA/GETTY IMAGES: Halloween Pumpkins
<Lake Mungo>(ⓒMungo Productions, Screen Australia, SBS Independent 2008)
<The Relic>(ⓒBBC, Cloud Nine Entertainment, H2L Media Group, Marubeni, Mutual Film Company, Pacific Western, Paramount Pictures, PolyGram Films, Polygram Filmed Entertainment,Tele München Fernseh Produktionsgesellschaft, Toho-Towa, Universal Pictures 1997)
<괴시>(ⓒ한림영화주식회사 1980)
<Arachnophobia>(ⓒHollywood Pictures, Amblin Entertainment, Interscope Communications, Ricardo Mestres Productions, Warm Weather Internationl group de Venezuela 1990)
<The Frighteners>(ⓒUniversal Pictures, WingNut Films 1996)1
<Re-Animator>ⓒEmpire Pictures, Re-Animator Productions 1985)
<Hell House LLC>(ⓒCognetti Films, Marylous' Boys 2015)
<回路>(ⓒ大映映画株式会社, 日本テレビ, 株式会社博報堂, 株式会社IMAGICA Lab. 2001)
<オーディション>(ⓒオメガ・プロジェクト, Barasa Pictures, Creators Company Connection, Film Face, AFDF Korea 1999)
<In the Mouth of Madness>(ⓒNew Line Cinema, Panavision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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