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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클래식 리뷰/뮤지컬

<흡혈식물 대소동>(1986) 2부

 

(..1부에서 이어집니다)

 

여기에 두 음악가들은 공연에 없던 두 노래를 새로 추가한다. 첫 번째는 시모어의 손가락 피로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을 짧게 표현하며 앞으로를 예고하는 “Some Fun Now”이고, 두 번째는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흡혈식물이 야욕을 보여주며 부르는 “Mean Green Mother from Outer Space”다. 여기서는 식물의 거대한 줄기들에서 작은 꽃들이 자라 재즈 풍의 코러스를 불러 스펙터클을 확장한다. 가장 유명한 노래인 “Feed Me!”와 함께 이번 영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노래인 셈이다. 노래 외에도 <흡혈식물 대소동>은 시대를 생각하면 놀라운 기술적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그 중 하나는 세트에 있다.

본작부터 마블, 007 시리즈 등을 촬영한 유구한 역사의 영국 '파인우드 스튜디오'!!

영화의 뉴욕 빈민가 거리는 놀랍게도 모두 영국에서, 그것도 야외가 아닌 실내 스튜디오에서 촬영되었다. 영국에 위치한 파인우드 스튜디오는 영국에서 가장 큰 영화 촬영 스튜디오로, 007 시리즈부터 근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까지 유명 영화들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특히 이 스튜디오는 사실적이면서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세트 디자이너들을 자랑해 SF, 판타지물 촬영으로 애용되는 스튜디오로 지금까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흡혈식물이다.

[세서미 스트리트]부터 <스타워즈>까지 인형 조종술을 전문으로 해온 프랭크 오즈 감독답게 함께 일해온 인형 특수효과 팀을 동원, 원작과 비교할 수가 없는 퀄리티의 흡혈식물을 창조했다. 입술을 자유롭게 오므리고 움직이는 것은 물론 손, 팔, 몸체와 같은 덩굴도 동시에 자유자재로 움직여 진짜 살아있는 생물같이 보인다. 재즈 가수이자 바리톤 가수인 ‘리바이 스터비’가 즉홍적으로 노래를 불러 연기하였음에도, 전문 기술자들의 손에 의해 완벽히 립싱크되 노래를 부르기까지 한다. 물론 스터비의 가창력과 음색도 사악하면서도 매력적인 흡혈 식물 발성과 혼연일체되 있기도 하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의 진짜 주인공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K6w3xb8gqpE

본작의 대표곡 "Feed Me" 감상하기~

 

그러나 영화는 막판에 위기를 맞이하는데, 바로 결말이 때문이었다. 원작 뮤지컬부터 영화의 오리지널 엔딩은 흡혈식물이 오드리부터 시모어까지 잡아먹은 뒤 그의 종자들이 퍼지며 지구가 점령당하는 결말이었다. 그러나 시사회에서 관객들부터 제작자들은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주인공들에게 동정이 간 이들은 해피엔딩을 요구했고, 오즈 감독은 새로운 엔딩을 촬영하기고 한다. 그렇게 시모어가 전기로 흡혈식물을 퇴치한 후 함께 꿈꾸던 녹색 언덕 위 신혼집에서 결혼하는 엔딩으로 결말을 맺는다. 비록 마지막 샷으로 신혼집 앞마당에 열린 흡혈식물 싹을 보여주며 불길한 암시를 전하지만 관객들이 원하던 해피엔딩이었다.

이 엔딩으로 영화는 86년 여름 개봉되었다. 그럼에도 영화는 2천 5백만 달러 제작비에서 3천 8백만 달러 수익이라는 그저그런 흥행을 거둔다. 평단의 격찬에도 불구하고, 이름있는 감독이나 배우들이 없는데다 당시 하필이면 뮤지컬 영화 인기가 식어가던 참이라 타이밍이 늦은 것이다. 그러나 <흡혈식물 대소동> 역시 홈비디오 시장을 통해 부활할 수 있었다. 더불어 원작 뮤지컬이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공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도 자연스레 다시 한번 재주목 받을 수 있었다.

 

<흡혈 식물 대소동> 영화는 공연이라는 매체에서 스크린이라는 매체로 옮기면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며 확장시켰다. 대다수 뮤지컬 원작 영화들이 (흥행여부 불문하고)무대 공연에서의 무용이나 음악을 그저 영상으로 옮겨 무대 특유의 실감나는 스펙터클을 재현하는데 실패해 그만큼의 감흥을 주지 못하는 반면([오페라의 유령]의 공연과 2004년도 영화 버전이 그 차이를 확연히 보여준다.), <흡혈 식물 대소동>은 영화라는 특유 매체성을 적극 활용해 트랙, 크레인, 뮤직비디오 같은 편집술에 대규모 특수효과까지 총동원하여 무대 공연을 대신할 스텍퍼클을 창조한다.

 

여기에 뮤지컬 출신이 아님에도 훌륭한 노래, 춤 실력을 보여준 릭 모라니스, 스티브 마틴까지 주연 배우들의 매력도 강점이 되었다. 또 사실 기존 뮤지컬 영화 같이 더이상 달콤한 노래가 아닌 협박성이 담긴 가사 등 시니컬한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첨가한 점도 기존 뮤지컬 영화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그 점에서 파격적인 오리지날 엔딩대신 해피엔딩으로 개봉된 점이 아쉽긴 하다. 다행히 최근 오리지날 엔딩이 그대로 삽입된 감독판 블루레이가 출시되어 그 파격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후 남긴 레거시도 대단했다.

본작 촬영중의 프랭크 오즈 감독(가운데)
프랭크 오즈 감독은 <스타워즈> 시리즈의 요다를 직접 연출하고 목소리 성우도 한 것으로 유명하다ㅎ
본작 이후 오즈 감독의 필모그래피: <화려한 사기꾼>, <밥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스텝포드 와이프>, <Mr. 후아유>

<다크 크리스탈>(1982), <머펫, 뉴욕 점령하다>(1984)의 공동연출에서 본작으로 단독 연출 데뷔를 해낸 오즈 감독은 이후 <화려한 사기꾼>(1988), <스텝포드 와이프>(2004), <Mr. 후아유>(2007)까지를 연출해오게 되었다. <고스트 버스터즈>(1984)에서 코믹 조연 ‘루이스’ 역으로 주목받은 후 본작으로 첫 주연을 한 릭 모라니스 역시 이후 <스페이스 볼>(1987), <애들이 줄었어요>(1989), <고인돌 가족>(1994) 등 다수의 코미디 영화 주연을 맡으며 대배우가 되었고, 신스틸러 치과의사를 연기한 스티브 마틴 역시 <자동차 대소동>(1987), <열두명의 웬수들>(2003), 그리고 최근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2021)로 똑같이 대스타가 될 수 있었다.

위대한 코미디 대배우 릭 모라니스의 필모그래피: (시계방향으로)<고스트버스터즈 2>, <스페이스볼>, <애들이 줄었어요>, <고인돌 가족>
역시 대배우가 된 스티브 마틴의 필모그래피: (시계방향으로)<자동차 대소동>, <열두명의 웬수들>, <핑크 팬더>, [아파트 이웃들이 수상해]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레거시는 영화의 일등 공신인 앨런 맨켄과 하워드 애쉬만에게 있다. 이 영화를 본 당시 디즈니 프로듀서 ‘제프리 카젠버그’는 두 콤비를 영입하여 차기 프로젝트들의 뮤지컬 작곡, 작사을 맡긴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들이 애니메이션 <인어공주>(1989), <미녀와 야수>(1991), 그리고 <알라딘>(1993)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식인을 하고 지구를 정복하려는 흡혈식물의 협박 노래를 만든 이들이 “Under the Sea”, “Part of the World”, “Be Our Guest”, “Beauty and the Beast”, “Friend like Me”까지 아직도 사랑받는 달콤한 명곡들을 만들었다는 게다ㅋ

흡혈식물의 협박 뮤지컬을 만든 맨켄과 애쉬만의 이후 남긴 레거시... 디즈니 명작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미녀와 야수> 녹음 중의 애쉬만과 '벨' 성우 '페이지 오하라'
<인어공주>로 오스카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수상받을 때의 맨켄과 애쉬만

잘 알려졌다시피 세 작품 모두 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디즈니에게 르네상스를 맞게 해주었다. 동시에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음반판매에서도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단순한 인기를 넘어 이제 영화 마케팅에 OST 음반도 동원될 수 있으며 그만으로도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헐리우드에 상기시키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그러면 이 역사적 공신 앨런 맨켄과 하워드 애쉬만 콤비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맨켄은 현재까지도 디즈니에서 활동하며 <라푼젤>(2010), <주먹왕 랄프2 : 인터넷 속으로>(2018) 등에서 작곡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반면 애쉬만은 <미녀와 야수> 작업을 마치고 <알라딘>을 작업하던 91년 에이즈가 악화되던 끝에 40세 이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그래서 그가 미완으로 남긴 “A Whole Nw World”는 ‘팀 라이스’가 작사를 마무리 해주었단다.) 동성애자이기도 했던 그는 소수자이자 불치병에 걸린 자신이 저주에 걸렸다 생각하며 흡혈 식물, 인어공주, 야수, 지니 등 주술에 걸리거나, 목소리를 잃거나, 버림받고 추방된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쏟으며 작업했다. 사후 10년인 2001년, 애쉬먼은 디즈니로부터 ‘디즈니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To our friend Howard, who gave a mermaid her voice and a beast his soul, we will be forever grateful."

“인어공주에게 목소리를, 야수에게 영혼을 준 우리의 동료, 하워드. 우리는 언제나 그에게 감사할 것입니다.”

-<알라딘> 엔딩 크레딧에 기재된 ‘하워드 애쉬먼’ 헌정사-

 

R.I.P

Howard Elliott Ashman

(1950~1991)

 

 

 

 

 

 

 

 

 

 

 

 

(여담 : 본작에서 ‘빌 머레이’가 가학적인 치과의사와 상극인 피학성애자 환자를 연기한다. 코먼의 원작 영화에서는 당시 무명이었던 20대 시절 ‘잭 니콜슨’이 그를 연기했다! 니콜슨도 대배우가 되기 이전 <테러>(1963), <까마귀>(1963) 등 코먼의 영화로 경력을 시작하였다 한다.)

시간이 흘러 잭 니콜슨이 대스타가 되자, 단역에 불과했던 그가 주연인 것처럼 포장한 60년도 원작의 VHS 커버 아트

 

 

 

 

 

 

 

 

R.I.P

Roger William Corman

(1926~2024)

 

 

 

자료 출처 :

Youyube Video ‘10 Things You Didn't Know About LittleShopOfHorrors’ Channel “Minty Comedic Arts”( https://www.youtube.com/watch?v=NFx3dU-4zzA )

Karli Ray‘s Blog: Behind The Scenes Saturday: Little Shop Of Horrors (1986)( https://karliray.blog/2023/01/07/behind-the-scenes-saturday-little-shop-of-horrors-1986/ )

Fandom: Little Shop of Horrors (1982 off-Broadway production)( https://littleshop.fandom.com/wiki/Little_Shop_of_Horrors_(1982_Off-Broadway_Production )

‘How Howard Ashman and Alan Menken Created the Iconic Little Shop of Horrors’ from “PLATBILL”( https://www.playbill.com/article/how-howard-ashman-and-alan-menken-created-the-iconic-little-shop-of-horrors )

WALT DISNEY ARCHIVE: LISTING OF LEGENDS: Howard Ashman( https://d23.com/walt-disney-legend/howard-ashman/ )

다큐멘터리 <Howard>(ⒸStone Circle Pictures, 2018)

사진 출처 :

IMDB

geeks who drink: Do You Stay Up Late at Night Wondering Where The Little Shop of Horrors Was Filmed?( https://www.geekswhodrink.com/news/do-you-stay-up-late-at-night-wondering-where-the-little-shop-of-horrors-was-filmed/ )

STAR WARS NEWS NET: Frank Oz Talks Yoda and ‘The Empire Strikes Back’ in New Interview(Miguel Fernandez, 2021.08.30.)( https://www.starwarsnewsnet.com/2021/08/frank-oz-talks-yoda-and-empire-strikes-back-in-new-interview.html )

Karli Ray‘s Blog: Behind The Scenes Saturday: Little Shop Of Horrors (1986)( https://karliray.blog/2023/01/07/behind-the-scenes-saturday-little-shop-of-horrors-1986/ )

Medium: Howard Ashman and The Disney Renaissance(by Brandon Sparks, 2017.03.18.)( https://medium.com/cinenation-show/howard-ashman-and-the-disney-renaissance-d2a17eb31266 )

INDEPENDENT: Disney composer Alan Menken: ‘I won my first Oscar, then Howard Ashman told me he was dying’(by Lydia Spencer-Elliott, 2025.06.06.)( https://www.independent.co.uk/arts-entertainment/theatre-dance/features/disney-alan-menken-howard-ashman-hercules-b2762070.html )

Laughing Place: Disney Legends Spotlight: Howard Ashman and Alan Menken(by Jim Smith, 2022.06.13.)

( https://www.laughingplace.com/w/articles/2022/06/13/disney-legends-spotlight-howard-ashman-and-alan-menken/ )

영화 <The Little Shop of Horrors>(ⒸThe Filmgroup 1960) 영상 캡쳐

영화 <Little Shop of Horrors>(ⒸThe Geffen Company 1986)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