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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클래식 리뷰/코미디

<롱풀리 어큐즈드>(1998) 2부

 

(..1부에서 이어집니다)

 

한편 케스의 집에서 TV를 보던 라이언은 자신의 현상금이 두 배로 올랐으며, ‘멍청한’ 그를 초상화 값을 거절당한 여성 화가가 아니면 누가 잡을까라고 대놓고 말하는 뉴스를 듣는다. 케스가 화가고 파티 때 굿휴의 초상화를 그려주려다 거절당해 다투었다는 증언을 기억하는 라이언은 그녀 다시 의심한다. 케스의 집에서 단서를 찾던 라이언은 한 권의 스크랩북을 발견한다. “당신이 원하는 기사가 아님!”, “바로 아래가 당신이 원하는 기사”라는 신문 기사 제목들을 따라가자, 굿휴와 로렌의 결혼, 숀 러프리라는 테러범이 무기 밀수선과 함께 실종되었다는 기사를 통해 로렌이 굿휴를 살해하고자 의도적으로 접근·결혼하였으며, 문제의 외팔, 외다리, 외눈 남자가 테러리스트 ‘숀 러프리’이고, 둘이야말로 내연관계라는 사실 또한 알아낸다. 그러나 경찰 반장이 케스의 집으로 들이친다. 케스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라이언은 화장실 창문 아래 트럭으로 뛰어 내려 탈출한다. 문제는 그 트럭이 사용한 기저귀 수거 트럭이었던 것!!;;;

공포의 변 냄새와 사투를 벌이는 레슬리 닐슨 옹;ㅠ지못미ㅠ ㅋㅋ

한 더미의 X 냄새를 견디다 마침내 트럭에서 탈출해 냄새를 풍기며 주변 행인들부터 꽃들을 기절시키고 서점의 책들까지 불태운다. 다행히 잡지의 향수 샘플로 모면한 라이언은 바로 마침, 우연하게도; 의수 연구 병원 앞에 선다. 의사로 위장해 병원 안으로 잠입한 그는 주변에서 몰려오는 진료 요청에 적극 응해준 뒤(남성 환자에게 임신 확인, 아드레날린 20만cc 주사 처방;;), 어느 ‘톰’ 아저씨처럼 환풍구를 통해 최첨단보안 정보 검색실에 다다른다. 그리고 역시나 환풍구에서 매달려 보안 장치를 끄고 숀 러프리 정보를 검색한다. 그러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의 건방진 인공지능에게 프린트 홍수 세례만 받는다. 수확이 없던 찰나 라이언은 마침내 그토록 찾던 숀 러프리와 로렌이 케스를 납치하는 광경을 발견하고 추적하지만 오히려 옥수수밭에서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꼴이 되고 마는데..... 과연 라이언은 진실을 밝혀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또 과연 케스와 로렌, 킬러 숀 러프리의 음모는 무엇일까??......

정신나간 ㅁㅊ 패러디의 향연!! 과연 그 결말은???;

뭐, 당연히 영화는 스토리와 연출력을 감히 평할 수 없다. 이야기부터가 여러 유명 영화들을 일관성 없이 마구잡이로 섞어놓아 스릴러와 멜로, 액션부터 SF까지 방불케 해 코미디이기 이전 영화의 장르부터 스토리의 구성까지 판단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그런만큼 본작에서 진지함이나 작품성을 찾아보기란 불가능하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영화를 보며 작품성을 찾는 일은 시간낭비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닐슨의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기대하는 점 아닐까.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의 감독 팻 프로프트는 명작 코미디 <폴리스 아카데미> 시리즈(1984~1994)부터 시작해, ZAZ 사단 감독들과 함께 <총알탄 사나이>, <못 말리는 비행사> 시리즈(1991~1992) 각본작업을 함께 했던 인물이다. 그렇게 이번 영화에서는 그 스승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감독 데뷔를 하였지만, 이번 영화가 그의 유일한 연출작이 되어버렸다.

본작의 감독 '팻 프로프트'
팻 프로프트가 각본을 쓴 영화들

미국에서의 흥행은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에서도 극장개봉보다는 비디오와 TV 방영 등으로 알려지게 된 정도다. 물론 그렇게 미국부터 우리나라까지 패러디 장르 열풍과 레슬리 닐슨의 열성팬들을 통한 비디오 테이프 및 DVD의 불티나는 판매와 대여로 <총알탄 사나이> 시리즈, <스파이 하드>(1996), 그리고 <미스터 마구>(1997)(역시 프로스트가 각본을 썼다.)와 함께 레슬리 닐슨의 대표작이자 팬들의 필견작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또 사실 싸구려 B급 패러디 코미디로만 보고 말기에는, 패러디나 그를 표현하는 특수효과 퀄리티도 꽤 높은 편이다.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부터 미니어처, 특수 분장까지 당대 모든 헐리우드 특수효과 기술을 총동원하는데다, 패러디 장면들도 모델삼은 영화들에서의 의상과 세트, 심지어 OST까지 똑같이 맞춰 재현해내고 있다. 그 제작비를 생각한다면 결코 B급이라고 무시하기 역시 어려울 것이다.

 

이를 해낸 스텝진도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를 기점으로 시작해 <식스틴 블록>(2006), <트릭 오어 트릿>, <레지던트 이블> 4~6편(2010~2016)으로 현재 스타일리스트 촬영감독 중 한 사람이 된 ‘글렌 맥퍼슨’ 촬영감독부터, <마이키 아야기>(1989), <로미오 머스트 다이>(2000), <데스티네이션 2>(2003)의 ‘마이클 S. 볼튼’ 미술감독, <코브라>(1986)와 <닌자 거북이> 시리즈(1990~1993)의 ‘제임스 R. 시몬스’ 편집감독, <황혼에서 새벽까지>(1996), <아나콘다>(1997), <드래그 미 투 헬>(2009)의 ‘롭 힌더스타인’ 특수분장사, 그리고 유명한 <록키>(1976) 테마곡을 만든 ‘빌 콘티’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제작사도 <의적 로빈 후드>(1991), <라스트 모히칸>(1992), <영 건>(1988), <에이스 벤츄라>(1994), <트루 로맨스>(1993)까지 90년대를 휩쓴 화제작들을 골라 제작한 ‘모건 크릭’(Morgan Creek)이기도 하다. 이 정도 규모와 스텝진이면 이 영화를 감히 B급 영화로 보기에도 무리이며, 이 제작진들이 본작으로 시작해 헐리우드에 진출한 생각해보면 꽤 의미가 있다.

본작부터 <라스트 모히칸>, <트루 로맨스>까지 제작해 90년대를 재패했던 전설의 영화사 '모건 크릭'!

https://www.youtube.com/watch?v=RV4U46bL2oU

<록키>부터 007영화에까지 참여한 음악거장 '빌 콘티'의 본작 테마곡 들으러가기~

 

실제로 <에어플레인>과 <총알 탄 사나이>는 물론이요, <못말리는 비행사>에까지 80, 90년대 패러디 영화들도 계속되는 성공에 따라 유명 스텝진이 거대 규모의 유머와 완벽한 재현의 패러디를 위해 촬영부터 특수효과에까지 참여하였다. 그만큼 당대 패러디 영화 열풍의 영화 속에서의 단순한 헛소동을 넘어 큰 문화적 현상이고 코미디 장르 역사의 한 일부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무서운 영화> 후속 시리즈부터 <디재스터 영화>(2008), <데이트 무비>(2006) 등 패러디 영화들의 연속 흥행실패로, 한때 헐리우드를 주름잡던 패러디 장르가 종말을 맞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그 시기는 곧 레슬리 닐슨의 사후와도 맞먹는다. 어쩌면 레슬리니 닐슨의 별세에서부터 패러디 장르의 종말이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그를 대체할만한 진지하게 능청스러울 수 있는 희극배우가 찾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제 세대도 바뀌어 본작이나 <총알 탄 사나이>, <무서운 영화> 시리즈에서처럼 넌센스, 4의 벽 허물기, 그리고 반PC적인 화장실 유머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점도 있다. 앞뒤 논리가 맞거나 현란한 재미를 추구하는 신세대에게는 기존 상식이나 긴장감을 파괴하고 자기 풍자까지 마다않는 일명 ‘스푸프(spoof’) 코미디 코드가 그저 유치하고 비현실적인 헛소동에 그쳐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최근 그 스푸프 코미디가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블의 <데드풀>이 비슷한 유머코드를 적극 사용하여 신세대와의 조화를 성공시켰으며, 지금의 신세대들도 실망스러워져 가는 코미디 영화 및 TV에 대한 반응으로서 과거 패러디 영화들에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바탕엔 짐 에이브람스, 데이빗 주커, 제리 주커, 팻 프로스트, 피터 시걸까지 ZAZ 사단과 함께 레슬리 닐슨이 있었다. 60년 간 251편의 영화 및 TV 출연 외길 연기인생을 살아온 그의 진지한 코믹연기를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우리는 그와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다. 명절특집 TV 방영이나 비디오로 자주 빌려 보며 한바탕 뒤집어지게 웃게 해주었던 그의 제스쳐, 그의 표정, 그의 가벼운 그러나 절대 가볍지 않은 매력을 잊지 못한다. 그를 더 빛나게 해주었던 넌센스 코미디, 패러디 감각이 더 이상 트랜드가 아니더라도 그의 업적은 코미디 역사에서 항상 빛날 것이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닐슨을 추모하고, 사라진 패러디 코미디 영화 장르를 그리워하고 있다. 나도 그렇다.

 

R.I.P

Leslie William Nielsen

(1926 ~ 2010)

 

 

 

사진 출처 :

IMDB

Scary Movie Wiki: Pat Proft( https://scarymoviefilms.fandom.com/wiki/Pat_Proft )

Logopedia - Fandom: Morgan Creek Entertainment( https://logos.fandom.com/wiki/Morgan_Creek_Entertainment )

영화 <Wrongfully Accused>(Morgan Creek Entertainment, Constantin Film 1998) 영상 캡쳐

자료 출처 :

WIKIPEDIA: Leslie Nielse

IMDB : Wrongfully Accused(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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